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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양동마을

양동마을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반촌으로, 월성 손씨와 여강 이씨 등 두 집안이 서로 협조와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오랜 역사를 이어온 유서깊은 전통마을이다. 마을 전체가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될 만큼 온갖 귀중한 문화재도 넘쳐난다. 특히나 양동마을은 마을의 뒷배경이자, 주산인 설창산의 문장봉에서 산등성이가 뻗어내려 네 줄기로 갈라진 등선과 골짜기가 물(勿)자형의 지세를 이루고 있는 명당으로 알려져 있다. 산과 물이 마을을 잘 감싸고 있는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형. 그래서인지 10여리에 펼쳐진 안강 평야의 주인이 모두 양동마을 사람이라고 했을 정도로 대대로 풍족했다. 그 넉넉함은 자손들의 교육에 아낌없이 힘을 쏟을 수 있게 했을 터. 그 덕에 월성손씨인 손소 선생을 비롯해, 이조판서를 지낸 우제 손중돈 선생과, 회제 이언적 선생 등 훌륭한 현인들을 배출하기도 했다.

마을에는 수많은 조선시대의 상류주택을 포함해 옛 명문대가의 영광스러운 자취와 선조들의 삶이 배어있는 와가, 상민들이 살았을 고즈넉한 초가 등 160여 호가 한 폭의 그림처럼 들어앉아있다. 마을의 거의 모든 가옥들에는 실제 사람들이 살고 있다. 말 그대로 ‘살아숨쉬는 박물관’ 인 셈이다. 양동마을의 특이한 점은 바로 가옥의 위치에 있다. 평평한 땅에 자리 잡은 다른 민속마을과는 달리 양동마을은 높고 낮은 지세에 따라 가옥이 들어서있는데, 마을의 높은 곳에는 양반가옥이, 낮은 지대에는 하인들의 가옥이 양반가옥을 에워싸고 있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는 예전 양반댁 일을 돕던 외거의 하인들이 주변에 살면서 생겨나게 된 구조라고 한다.

가옥들의 배치 또한 듬성듬성하다. 골짜기마다 산능선마다 깊이 숨겨져 있어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가까이 접근해야만 비로소 하나둘 그 모습을 드러내니 마치 비밀의 정원에 한발 한발 다가가는 기분마저 든다. 마을 앞마당에는 백련과 홍련이 연꽃향기를 뽐내고, 언덕에 피어난 노란 코스모스의 진한 향기에 벌과 나비가 쉬지 않고 드나든다. 초가 지붕에는 호박넝쿨이, 마당에는 붉은 고추가 뜨거운 햇볕과 살랑살랑 부는 바람에 바짝바짝 말라가고 있다. 빨래줄에 걸린 형형색색의 옷가지들은 마치 춤을 추듯 흩날린다. 사람과 자연의 조화 속에서 인간이 만들어 놓은 건축물들이 자연의 뜻에 거스르지 않고 함께 어우러지는 곳이 바로 양동마을임을 새삼 느끼게 된다. 마을을 찾았다면 꼭 둘러봐야할 가옥들이 있다. 바로 보물로 지정된 고택들이다. 먼저 만나게 되는 보물은 관가정. 정충비각을 지나 언덕으로 오르면 세월의 깊이가 물씬 풍기는 건축물이 나온다.

곡식이 자라는 모습을 보듯이 자손이 커가는 모습을 본다는 뜻을 가진 관가정이다. 과연 관가정 누마루에 오르니 기름진 안강 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아래쪽에는 하인들의 거처였던 4~5채 가량의 초가를 볼 수 있는데, 지금은 손씨 후손들이 살고 있다고 한다. 구름 모양의 누마루도 예쁘다. 땀을 식히며 잠시 쉬었다 가기에 좋다. 99칸의 위용을 자랑했던 향단도 주목해 볼거리다. 향단은 이언적이 경상관찰사로 부임할 때 그의 모친의 병환을 돌볼 수 있도록 중종이 목재를 하사해 지은 집으로, 지금은 56칸만 남아 있다. 산새소리 정겨운 마을 뒤 숲길을 걷다보면 두 개의 보물이 제 모습을 드러낸다. 양동마을의 두 성씨를 대표하는 가옥인 무첨당과 서백당이다. ‘조상에서 욕됨이 없게 한다’ 는 뜻의 무첨당은 회재 이언적 선생의 부친인 성균생원 이번 공이 살던 집으로, 1460년경에 지은 여강 이씨의 종가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마치 비밀정원으로 들어가는 듯 그 풍경이 예사롭지 않다. 사랑채의 날아갈 듯한 처마와 정밀하게 조각된 난간 등이 세련된 솜씨의 주택임을 보여준다. 무첨당오른쪽 벽에는 대원군이 집권 전에 이곳을 방문해 썼다는 죽필인 좌해금서(左海琴書)라는 편액이 걸려 있는데 ‘영남의 풍류와 학문’ 이라는 말인데, ‘무릇 선비란 풍류를 알고 책을 읽어야 한다’ 는 뜻이 담겨 있다.

대쪽같은 선비정신 새겨진 서백당 무첨당이 이씨의 종택이라면, 산중턱에 자리잡은 서백당은 손씨의 종택이다. 규모와 격식을 갖춘 대가옥으로 마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고택으로 손꼽힌다. 서백당은 ‘하루에 참을 인(忍) 자를 백번 쓴다’ 는 뜻으로 대쪽같은 선비정신이 오롯이 배어 있다. 설창산의 혈맥이 집중된 곳인 서백당은 예부터 삼현지지(三賢之地)의 명당으로도 알려져 왔다. 세분의 현인이 나는 땅이란 이야기다. 실제 청백리인 손중돈 선생과 동방 5현에 꼽히는 회재 이언적 선생이 모두 이 곳에서 태어났다. 이후 남은 1명의 인물이 손씨여야 한다며 손씨 집안에선 며느리 출산 때는 방을 내줘도 딸에게는 허락하지 않는단다. 두 현인은 이미 태어난 셈이다. 마을사람들은 언젠가 나타날 한 명의 현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 외에도 마을에는 손소영정, 낙선당, 근암고택, 두곡고택, 심수정을 비롯해 많은 볼거리가 즐비해 있다. 여유가 된다면 마을 아래 아랫말진사댁, 흙담초가집, 남산댁 등 전통 한옥에서 하룻밤을 보내면서 옛 것에 대한 정취를 느껴보는 것도 좋겠다. 출처: 관광공사 청사초롱 403호 (2010.08.30)

양동마을 가는 방법

  1. 경부고속도로 영천 I.C-영천시내-안강방면28번국도 이용 34km 정도가면 양동민속마을 입구-우회전하여1.2km-양동마을.
  2. 경주역에서 포항방면 7번국도 이용, 19km 진행-강동 I.C에서 안강쪽 28번 국도로 들어서 2km 진행-양동마을 입구(제2강동대교)에서 우회전하여 1.2km-양동마을.

숙박: 양동마을 내에 있는 남산댁초가(054-762-4418), 우연제(054-762-8096), 흙담초가집(054-762-8444), 이향정(054-762-4195) 등이 있다.

관광문의: 경주시청 문화관광과 054-748-9001 / 양동마을(정보화마을) 070-7098-35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