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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 냉면

겨울에도 냉면을 국수라 부르며 즐겨 먹는 사람, 냉면을 가위로 자르지 않는 사람, 냉면 한 그릇을 한두 젓가락 만에 훌훌 마시듯 먹는 사람, 이북에는 평양이나 함흥뿐만 아니라 냉면 없는 고장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 이런 사람들은 고희를 넘긴 실향민 어르신이거나, 집안 어른의 입맛 따라 냉면 맛을 알게 된 그 자손들일 것이다.

1952년, 경기도 옥천에 처음 문을 연 황해도식 냉면집은 냉면으로 상징되는 고향의 맛, 고향을 잃은 마음, 고향의 먹을거리를 잃은 아쉬움, 또 그것을 나누어 먹던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에서 비롯되었다. 전쟁의 상흔에 마음 둘 곳이 없었던 실향민들도 옥천에 정통 황해도 냉면과 똑같은 냉면을 만들어내는 곳이 있다는 소문에 ‘고향의 맛’을 보러 몰려들었다. 이 가운데 아예 옥천에 터를 잡고 실향의 아픔과 고향의 맛을 나누며 사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다툼 없이 함께 냉면집을 내 비법과 손님을 나누었는데, 그 수가 점점 늘어났다. 얼마 후 옥천에 콘도가 들어서자 단합대회다 MT다 하며 단체객들이 밀려들고, 주말이면 서울에서 드라이브 삼아 여행 온 사람들이 옥천의 냉면집을 찾으면서 지금의 옥천냉면마을이 탄생하기에 이르렀다.

황해도식 옥천냉면은 쇠고기 국물에 닭이나 꿩, 돼지 육수를 섞는 평양식 냉면과는 다르게 돼지고기로만 국물을 낸다. 평양식보다 달짝지근한 맛도 덜하고 면발도 쫄깃하지만, 투박하고 맨송맨송한 맛이 오히려 강한 중독성을 띤다. 바로 황해도식 냉면의 특징 그대로인 것이다. 여기에 돼지고기 완자를 곁들여 먹는 새로운 전통이 생겼는데, 옥천냉면에 곁들이는 완자 또한 이북식 왕만두나 부침개처럼 푸짐하고 커다랗다. 손도 크고, 통도 크고, 인심까지 푸짐했던 고향을 그리며 완자를 빚었을 실향민들의 마음이 이제는 6번 국도의 명물이 되어 50년 전통의 맛으로 사랑받고 있다.

참고: 서울, 인천, 경기지역의 대표 음식. 참조사이트: 관광공사 우리고장 맛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