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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순대

6.25전쟁 당시 함경도를 떠나온 사람들이 터를 잡은 속초 청호동, 일명 아바이 마을. 이곳은 고향을 그리는 함경도 실향민들이 지금도 모여 산다. 곧 돌아갈 수 있다고 믿으며 고향 가까이 정착한 이들이, 한 해 두 해 갈수록 멀어지는 고향을 그리며 먹기 시작한 것이 바로 오징어순대다. 오징어순대는 오징어의 몸통에 다진 돼지고기와 풋고추, 당근, 마늘 등을 곱게 다져 넣은 후 삶거나 쪄 먹는 별식. 하지만 사실 이들이 함경도에서 먹었던 것은 이런 오징어순대가 아니었다.

원래 함경도에서는 싱싱한 명태의 내장을 비우고 속을 채워놓은 ‘통심이’, 즉 명태순대를 즐겨 먹었다. 지금은 매우 귀하신 몸이지만, 옛날 함경도에서 겨울에 가장 흔해빠진 생선이 명태였기 때문이다. 흉년이 자주 들던 어촌에서 생선만으로는 배고픔을 해결하기 힘들었기에 산채와 막장을 비벼 만든 소를 생선 속에 넣어 쪄 먹으며 속을 든든하게 채웠던 것이다. 미리 속을 꽉 채워 추운 겨울날 찬바람에 걸어 놓으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꾸덕꾸덕 맛있게 말라가는데, 이것을 쪄서 양념간장에 찍어먹곤 했다. 분단 이후 고향에서 먹던 명태순대의 맛을 잊지 못한 실향민들이 명태 대신 속초 앞바다에서 쉽게 잡히던 오징어를 이용해 만든 음식이 바로 오징어순대였다. 속초의 특산품인 오징어와 북쪽의 손맛이 만난 음식인 셈이다.

요즘 속초 아바이마을을 찾으면 오징어순대에 계란 옷을 살짝 입혀 프라이팬에 지져 내준다. 오징어순대 안에는 소가 가득 들어 있어서 몇 개만 먹어도 속이 든든해지고 오징어의 통통한 육질과 양념 소가 절묘하게 어울려 쫄깃쫄깃 씹히는 맛이 좋다. 특히 매콤한 명태식혜와 함께 먹으면 맛의 궁합이 절묘하다.

참고: 강원도 대표 음식.